화장열차

 

 

 

피카님 커미션

 

 

 

사람들이 화장열차 갔다오면 다 운다고 해서 너무 궁금했어요

왜 울지?!

그래서 언제부터인가 로망의 화장열차가 되어버린...(엥)

훌쩍.... 암튼 저도 울고 왔읍ㄴㅣ다 

 

키퍼는 범식님께서!!

히이라기 신야 캐입 너무 잘하셔서

그냥 대갈휘 바닥에 박고 오열했음

대충 과몰입 지리게 했어요 

 

쫑심군...사랑해...

 

 

 

 

 

 

 

 

 

준비가 되었다면 야옹 하세요.

黄桜 早朝

야...야옹...? 이런 건 왜 시키는 거야.

 

 

귀여워~ 가보자고
*
花葬列車
세상에서 가장 상냥한 장례 행렬을, 당신과.
회고의 사랑은 무한한 슬픔이 되었고, 내게 있어 최고의 나날은 전부 스쳐지나가 나는 모든 걸 잃었어.
이별은 슬프지만, 부디 나를 잊지 말아줘.
2021. 12. 12
KPC 柊 深夜 🎕 PC 黄桜 早朝
*
희미한 진동을 느끼며 눈을 뜬다.
눈을 뜬 곳은 열차 내부의 객실.
그리고 정면에는... 신야가 앉아있다.
게다가 왜인지 새카만 상복으로 몸을 감싸고 있다.
목소리를 내보려고 해도 방금 깬 탓인지 쉬이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柊 深夜

...아, 깼어? (창 밖에 줄곧 시선을 두고 있다가 네가 눈을 뜬 것을 눈치챘는지 고개를 돌리며 여상한 태도로 유하게 웃어보인다.)
하하, 보아하니 아직 잠이 덜 깬 것 같은데? 아무것도 기억이 안 나는 모양이고.
뭐, 됐어. 피곤하면 더 자도 괜찮아. 나는 장례 행렬 준비를 해야 하니까 먼저 가 있을게. 핫쨩은~ 잠이 깨면 천천히 와. (자리에서 몸을 일으키며 손을 뻗어 가볍게 네 눈가를 문질러 주고는 걸음을 옮긴다.)

 

그렇게 말을 마친 그는 객실 문을 열고 그 너머로 사라진다.
나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뿌리칠 수 없는 졸음에 다시 눈을 감고 말았다.
-
열차의 객실에서 또 다시 눈을 떴다.
입고 있는 옷은 상복이며 소지품은... 보이지 않는다.
창문 밖으로 맑고 화창한 풍경이 보인다.
그가 앉아있던 자리에는 '편지지 한 장' 과 '봄망초 한 송이'가 떨어져 있을 뿐이다.

黄桜 早朝

으응.. (눈을 비비고 기지개를 피며 잠을 깨웠다.) 아까 신야가 천천히 오라고 해서 그냥 더 잤는데 너무 자버렸나. 뭐... 문제없겠지? 이건 신야가 남기고 간 건가? (먼저 편지지의 내용을 확인해본다.)

 

그가 남긴 편지에 위화감 없이 생각한다.
맞다, 오늘은 장례 행렬이 있는 날이었지.
늦으면 안 되지만 아직 여유가 있다.
누구의 장례 행렬인지, 그리고 여기가 어디인지에 대한 답은 떠오르지 않지만...
그리 신경 쓸 문제는 아닐 것이다.

 

黄桜 早朝

나 설마 너무 자서 바보라도 되어버린 건..가..? (머리를 가볍게 통통 치고는 옆에 있던 꽃을 챙겼다.) 일단 신야가 있는 곳으로 가면 되겠지. 가면서 누구의 장례였는지도 생각해봐야겠어.

 

어라, 편지지 뒤에도 무언가 적혀 있다.

黄桜 早朝

아. (후다닥 뒤도 본다!)

응? 이게 무슨 말이야. 설마 신야가 적은 건... 아니..겠지..?

 

우선은 객실에서 나가는 게 좋겠다.

黄桜 早朝

(객실을 나간다... 앞쪽으로 가면 되는건가?)

 

객실을 나서면 사람의 기척이 느껴지지 않는다.
다른 객실도 전부 사람이 없는 모양이다.
잠시 자세히 둘러볼까.
<관찰력> 판정

黄桜 早朝

cc<=85 관찰력 (1D100<=8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28 ＞ 28 ＞ 어려운 성공
왜 아무도 없어?? 나만 두고 다 가버린거야?? (두리번 두리번)

 

조금 앞으로 걸어가자 '안내판' 을 발견할 수 있었다.
『6호차 : 봄망초』
'안내판' 의 밑에서 안이 비어있는 '꽃병' 도 눈에 들어온다.

黄桜 早朝

(꽃병에 아까 챙긴 봄망초 한 송이를 꽂았다.) 응, 훨씬 보기 좋네. 같이 챙겨가야겠다.

 

꽃병 바닥이 붙어있지만 않았다면 말이다.
다만 꽃병 안에 봄망초를 꽂아넣자 줄곧 닫혀있던 문이 열렸다.
열쇠가 될 거라는 말이 이런 뜻이었나.

黄桜 早朝

이런... 그냥 두고 가야 하나... (문이 열린 것을 보고는) ....??! 진짜 꽃이 열쇠였어? 당연히 비유법인 줄 알았는데. 일단 가자.

 

문을 지나는 순간, '안내판' 에 쓰여진 글에 시선이 스친다.
『봄망초는 회상의 꽃. 꽃말은 【티 나지 않는 사랑】』
-
5호차에 발을 들인다.
5호차는 사람으로 붐비지만...
그 어떤 사람을 들여다 봐도 얼굴을 알아볼 수가 없다.
꼭 사람보다는, 마네킹에 얼굴 사진을 붙여둔 것처럼.
...이상해.
<이성> 판정

黄桜 早朝

cc<=70 이성 (1D100<=7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6 ＞ 6 ＞ 대단한 성공

 

정신 차리자.
1의 이성이 감소합니다.
이제 어떻게 해야 좋을까 생각하고 있을 때,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柊 深夜

핫쨩~ 이쪽이야.
(객실에서 몸을 기울여 얼굴만 쏙 내밀고 태평하게 손이나 흔들고 있다.)

黄桜 早朝

신야..! (네 쪽으로 향한다.) .... 하아, 넌 변함없이 태평하구나. 그나저나 아까 잠깐 일어났을 때 그냥 따라갈 걸 했어. 혼자 다니기엔 여기 좀... 음산하지 않아? 으스스하다고 할까나.

柊 深夜

그런가? 아~ 확실히 그럴지도. 아무래도 보통 장례 행렬을 준비하고 있는 중인데 별안간 파티 분위기를 낼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시답잖은 농담을 던지며 맞은편 좌석을 가리킨다.) 우선 앉아.
머리는 좀 맑아졌어? 행렬은 아직이지만 슬슬 준비해야 해.

 

그의 말에 그제서야 비로소 위화감을 느낀다.
스스로가 열차에 오른 기억도
열차에 오르기 전까지의 기억도 없다는 것을.
그리고, 이 장례 행렬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도 말이다.
<이성> 판정

黄桜 早朝

cc<=70 이성 (1D100<=7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71 ＞ 71 ＞ 실패

 

갖은 위화감과 그걸 눈치 채지 못한 자신에 대한 불안이 싹트기 시작한다.
이성 <1D4> 감소합니다.

黄桜 早朝

1D4 (1D4) ＞ 3

 

system

[ 黄桜 早朝 ] SAN : 70 → 66

柊 深夜

핫쨩? 얼굴이 왜 그래?

黄桜 早朝

아니.. 그.. 아무것도 생각이 안 나서.. 내가 왜 이 열차에 오른 건지 전혀 기억이 안 나. (한숨을 푹 쉬고는) 신야, 정말 미안한데 우리 지금 누구의 장례 행렬에 온 거였지? 이런 걸 잊어버리다니 창피하네.

柊 深夜

...아, 그렇구나.

 

쿵
객실의 창문에 충격이 전해지고, 바깥 풍경이 새카맣게 변한다.
열차가 터널에 들어감과 동시에 어쩌서인지 실내의 조명도 차츰 어두워졌다.
그러나, 지금의 내게 그런 바깥 풍경의 변화 따위는 안중에도 없을 터다.
바로 눈앞에 있는 그의 몸에서 서서히 피가 흘러나오고 있었기 때문에.
쏟아지는 피가 상복을, 흰 셔츠를, 좌석을 붉게 물들인다.
점점 어두워지는 실내에서도 그 풍경만큼은 끔찍할 정도로 시선에 선명히 눌러붙는다.

柊 深夜

핫쨩은, 그것도 잊어버린 거구나?

 

그 말을 마지막으로, 조명은 완전히 꺼지고 만다.
칠흑 같은 차량 안에서 아무리 손을 뻗어봤자 무엇에도 닿지 않는다.
문득 시선이 창문 밖으로 향하면
제각기 다른 크기의 무수한 눈이 창문 밖에 빽빽하게 자리 잡고 이쪽을 바라보고 있다.
나를, 바라보고 있다.
조소와 호기심, 또는 흥미.
때로는 의심하고 분노하며 불안에 떨고 있다.
그리고 그 모든 것들은 공포로부터 비롯되었음을.
눈을 깜빡이지도 않고 그들은 쉼 없이 나를 주시하고 있다.
이건... 그러니까...
<이성> 판정

黄桜 早朝

cc<=66 이성 (1D100<=66)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89 ＞ 89 ＞ 실패

 

도무지 버틸 수가 없다. 정신이 쉽게 흐트러지고 만다.
이성 1D10+2 감소합니다.

黄桜 早朝

1D10+2 (1D10+2) ＞ 5[5]+2 ＞ 7

 

<지능> 판정

 

system

[ 黄桜 早朝 ] SAN : 66 → 59

黄桜 早朝

cc<=80 지능 (1D100<=8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11 ＞ 11 ＞ 대단한 성공

 

극심한 두통을 느끼며 간신히 정신을 붙잡으면
내 주위로 난잡하게 피가 튀어 있다.
이건 진짜인가?
아, 그럴 리가 없는데.
나는 분명 열차에, 신야와 함께 있었을 텐데.
그럴 리가 없는데... 없어야만 하는데...
<이성> 추가 판정

黄桜 早朝

cc<=59 이성 (1D100<=59)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60 ＞ 60 ＞ 실패

 

이성 1D4 감소합니다.

黄桜 早朝

1D4 (1D4) ＞ 3

 

system

[ 黄桜 早朝 ] SAN : 59 → 56

 

...
갑작스레 열차 안이 밝아진다.
터널을 빠져나온 모양이다.
아까보다 조금 구름이 늘어난 것 같기도 하지만 창밖은 여전히 화창하다.
아까 그건... 착각이었나.
급하게 시선을 돌리면 신야는 이미 어디론가 사라졌다.
좌석에 피라고는 한 방울도 보이지 않고, 대신 또 다시 '편지지' 가 놓여있다.

黄桜 早朝

아까 그 피는 내가 잘못 본 거겠지? 아니, 그래야만 해. (눈물을 꾹 참고 편지지를 읽어본다.) ...기억하지 못해서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혹시..? 싶어서 뒷면도 살펴본다.)

 

뒷면에도 무언가 적혀 있다.

 

黄桜 早朝

...괜히 본 것 같아;; 아, 진짜! (벽을 쾅! 쳤다) 일단 가자.. 식당차로... 신야한테 사과도 하고 싶고.

 

객실을 나서면 아까까지 마네킹으로 붐비던 복도가 한적하다.
마네킹이 전부 사라져 있는 대신, 통로에 '알리움 한 송이' 가 떨어져 있다.
꽃이 떨어져 있다는 건 여기 어딘가에...
<관찰력> 판정

黄桜 早朝

cc<=85 관찰력 (1D100<=8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98 ＞ 98 ＞ 실패

 

...잘 안 보이는데 앞으로 조금 더 가서 확인해 볼까.
<관찰력> 재판정

黄桜 早朝

cc<=85 관찰력 (1D100<=8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63 ＞ 63 ＞ 보통 성공

 

아, 있다.
역시나 똑같은 '안내판' 과 '꽃병' 이 놓여 있다.
『5호차 : 알리움』

黄桜 早朝

정말 이상한 열차야... (알리움 한 송이를 주워, 꽃병에 꽂았다.) 이렇게 하면 되는 거지?

 

알리움을 꽃병에 꽂자 전방의 문이 열렸다.

黄桜 早朝

이번에도 안내판에 뭐라고 적혀 있나? (안내판을 힐끔 쳐다보았다.)

 

『알리움은 불굴의 꽃. 꽃말은 【원만한 인품】』

黄桜 早朝

그런 꽃말이었구나. 그동안 전혀 몰랐어. (꽃을 쓰다듬고는 앞으로 나아간다. 식당칸으로 가자!)

 

-
4호차 안으로 들어섰다.
이곳은 인기척이 없고 창밖은 서서히 흐려지기 시작한다.
편지에 적혀있던 대로, 4호차는 식당차답게 흰 식탁보가 덮인 테이블이 여럿 늘어져 있다.
각각의 자리에는 아무것도 놓여있지 않지만 딱 한 군데.
포크와 나이프, 그리고 접시가 준비되어 있다.
내 이름이 쓰여진 명패가 놓여있다.
그걸 보고 있으면...
<지능> 판정

黄桜 早朝

cc<=80 지능 (1D100<=8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96 ＞ 96 ＞ 실패

 

견딜 수 없는 허기가 몰려온다.
<지능> 재판정

黄桜 早朝

cc<=80 지능 (1D100<=8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46 ＞ 46 ＞ 보통 성공

 

어쩐지, 저 자리에 앉아야만 할 것 같다.

黄桜 早朝

완전 수상한데... (일단 명패가 놓여있는 자리에 가서 앉았다.)

 

자리에 앉아 문득 고개를 들자 어느새 맞은편에 신야가 앉아있다.
그러나 그의 몸에는 상처는 커녕 핏자국조차 없다.

柊 深夜

생각한 것보다 늦었네. 무슨 일 있었어?

黄桜 早朝

아...이상한 걸 좀 봤거든. 아니 그것보다도 넌 괜찮아? 어디 다친 곳은 없는 거지?! (벌떡 일어나서 신야의 상태를 살폈다.)

柊 深夜

우왓, 핫쨩. 오늘 조금 적극적이네. (한없이 가볍기만 한 웃음에 실없는 소리를 늘어놓는 것을 보니 멀쩡한 게 분명한데. 아마 네가 바라는 대로 겉으로 드러나는 상처는 없다.) 안쪽도 보여줘? (...이런 소리만 안 하면 더 좋을 거고. 꼭 수줍어 하는 것처럼 눈을 슬 내리까는 모습이 제법 다소곳하다.)

黄桜 早朝

뭐?! 아니아니아니, 거기까지는 안 보여줘도 괜찮거든!?! (다시 얌전히 자리에 앉았다. 신야는 평소랑 똑같은데, 내가 악몽이라도 꾼 걸까.) 그, 아까는 미안해. 뭔가 실망시킨 것 같아서... 그나저나 배고프다고 했잖아. 뭐라도 먹을래?

柊 深夜

어라, 보고 싶어하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나? 아쉽네~ (웃음 섞인 목소리로 부러 말꼬리를 늘리며 답을 잇고는 네가 자리에 앉는 모습을 따라 시선을 움직인다. 이어지는 사과에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모르겠다는 양, 눈을 두어 번 깜박거리고는 대충 괜찮다며 손을 젓는다.) 아, 그게 있지.

 

자리에 앉으면 마네킹 하나가 왜건을 밀며 나타났다.
마네킹은 우리가 앉은 테이블로 다가와 돔커버가 덮인 요리 하나를 내려두고는 어색한 인사와 함께 돌아섰다.

柊 深夜

핫쨩이랑 같이 먹으려고 기다렸는데 너무 늦길래~ 나 먼저 먹어버렸어. 미안해. 이건 핫쨩 몫이야.

黄桜 早朝

그게 뭐야. 최대한 빨리 달려올 걸 했잖아. (요리를 빤히 쳐다보았다.) ...그럼 이거 나 혼자 먹는 거야? 신야는 거기 그대로 앉아있는 상태로? 긴장해서 체할 것 같은데. 메뉴는 뭐야?

柊 深夜

긴장할 게 뭐가 있어? 그냥 식사를 하는 것뿐인데. (그렇게 말하면서도 양손으로 턱을 받치고 얄밉게 샐쭉 웃어보인다.) 열어봐.

黄桜 早朝

(진짜 얄밉네... 속으로만 생각하자.) 하지만 같이 먹는 것도 아니고 혼자 먹는 건데 누가 계속 쳐다보면.. 좀 그렇잖아? 민망하다고 할지, 부끄럽다고 할지... (조심히 열어보았다.)

 

돔커버를 열자,
옅은 색의 리조토가 담긴 그릇이 있다.
좋게 말하면 소박하고 나쁘게 말하면 궁상맞은 요리로밖에 보이지 않는데...
이 리조토,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동시에, 불쾌해.

柊 深夜

왜 그래?

黄桜 早朝

어? 그냥 어디서 본 적 있는 것 같아서... 이 리조토, 신야가 시킨 거야?

柊 深夜

응? 아니, 아마 장례를 준비하는 측에서 준비한 메뉴가 아닐까 싶어.

黄桜 早朝

그렇구나... 그렇겠네. (불쾌하다고 하면 아까처럼 기분 상하겠지..?) 그럼 잘 먹..을게..?

 

이상한 기분을 애써 떨쳐내며 리조토를 입에 넣었다.
그리고 그 순간,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졸음이 쏟아졌다.
휘청거리다 바닥에 쓰러지려는 순간, 누군가가 몸을 받쳐준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하지만 그게 누구인지 확인할 새도 없이, 그대로.
-
이건, 꿈이다.
그 꿈에서 나는, 흰 벽으로 둘러싸인 방에서 정체 모를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다.
소리를 내질러야 할 입은 막혀있고 달아나려는 손발은 침대에 묶여 있다.
은빛으로 빛나는 주삿바늘이 격통과 함께 손목을 내리찍고
액체가 내게 주입되는 감촉이 생생하게 느껴진다.
당장이라도 심장이 터질 것 같다.
치밀어오르는 지독한 불쾌감, 피부를 기어다니는 끔찍한 감촉.
그러나 하얀 시트 위로 점차 핏자국이 늘어나는 모습이 어째서인지 나를 안심시킨다.
...
문득 정신을 차리면,
나는 누군가의 품속에서 울고 있다.
나를 끌어안고 있는 사람 역시 울고 있다.
왜, 당신은...
-
다시 식당차 안에서 눈을 떴다.
이번에도 신야는 보이지 않고
'편지' 와 '콜키쿰 한 송이' 만이 놓여 있다.
한 입밖에 먹지 않았던 '리조토' 는 검게 변색되어 있다.

黄桜 早朝

...나 설마 이걸 먹은거야..? (비위가 상해서 돔커버로 리조토를 덮었다.) 신야는 자꾸 사라지고 진짜 뭐가 뭔지 모르겠네. 확 그냥 물어볼 수 도 없고. (콜키쿰 한 송이를 들고 편지지를 읽는다.) 아까부터 계속 같은 패턴인데 이유라도 있는 걸까.

(뒷면도 힐끔..)

어라, 이번엔 내용이 좀 달라졌네. (주위를 둘러보고는) 그냥 평범한 색인데... 나중에 만나면 뒷면의 의미도 물어볼까. 일단은 가자! 또 생각보다 늦었네~ 소리를 들으면.. 은근 열받는단 말이야. (사실 신야를 기다리게 하는 게 미안한 것뿐이지만, 툭툭 털어내고는 앞으로 향하며 꽃병을 찾는다.)

 

<관찰력> 판정

黄桜 早朝

cc<=85 관찰력 (1D100<=8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7 ＞ 7 ＞ 대단한 성공

 

앞쪽에서 '안내판' 과 역시나 '꽃병' 을 발견했다.
『4호차 : 콜키쿰』

黄桜 早朝

(익숙한 듯이 꽃병에 꽃을 꽂고는 안내판을 보았다.)

 

『콜키쿰은 영원의 꽃. 꽃말은 【즐거운 추억】』
앞으로 향하는 문이 열렸다.

黄桜 早朝

신야는 왜 자꾸 먼저 가버리냐고... 거기서 기다릴 거면 그냥 여기서 기다리고 같이 가주면 안 되나? (궁시렁궁시렁 거리면서 다음 칸으로 간다.)

 

-
3호차에 들어섰다.
여긴 도서관 같은 구조로 되어 있다.
창밖은 이젠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 것 같다.
벽과 통로에는 책장이 몇 개씩 놓여 있고 소파까지 완비되어 있다.
아, 신야가 소파에 앉아서 조용히 책을 읽고 있다.

黄桜 早朝

완전 초호화 특급 열차네 이거. (조용히 신야에게 다가간다. 말을 걸지 않고 그저 빤히 쳐다보기만 하고 옆 소파에 앉았다. 자꾸 먼저 가버리는 신야에 대한 불만일지도, 신야의 독서를 방해하고 싶지 않은 마음일지도.)

柊 深夜

(시선은 책에 줄곧 붙어있음에도 네 움직임을 쉽게 알아챈다. 네가 먼저 다가오지 않으니 나 또한 구태여 네게 시선을 주지 않으려 했으나,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작은 다짐은 다소 허무할 정도로 쉽게 무너지고 시선은 무심코 너를 쫓고 만다.) 조금 더 가까이 와도 괜찮은데.

黄桜 早朝

(그 말을 듣고 네 옆에 살짝 앉았다.) 책에 집중하고 있던 거 아니었어? 용케도 내가 왔다는 걸 알았네. 무슨 책 읽고 있는 거야?

柊 深夜

핫쨩에 대한 거라면 뭐든 알지? '앨저넌에게 꽃을' 이라는 책이야. 읽어본 적 있어?

黄桜 早朝

너... 그렇게 나온다 이거지... (살짝 수줍어하며 시선을 다른 쪽으로 굴린다. 티가 안 나도록) '앨저넌에게 꽃을'? 아니, 처음 들어봐. 무슨 내용인데? 재미있으면 나도 읽어볼까.

柊 深夜

(핫쨩은 오늘도 귀엽구나~ 와 별반 다르지 않을 생각을 실실 흘리며 네게 약간 몸을 기울이곤 책을 사이로 끌어온다.)
우선 주인공은 찰리. 지적장애를 앓고 있지만 마음만은 착한 사람이래.

黄桜 早朝

(네가 갑자기 다가와 깜짝 놀랐지만, 금세 진정하고는 조용히 듣는다. 응응, 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이야기에 집중한다.)

柊 深夜

그는 숙부의 빵 가게에서 일하면서 지적장애 학교를 다니고 있었어. 그러던 어느 날, 찰리의 담임이자 대학 교수인 앨리스의 추천으로 뇌 수술을 받을 수 있게 되었지. (조금 낮게, 너무 빠르지 않은 속도로 목소리가 이어진다.)
다만 이 수술을 위해서는 실험이 필요했고 실험의 대상으로는 생쥐, 앨저넌이 있었어. (약간 움직인 시선이 네 얼굴을 스친다. 새하얀 낯 위로 번지는 웃음은 다정하기만 하다.)
다행스럽게도 실험은 성공적으로 끝났어. 덕분에 앨저넌의 지능이 비약적으로 높아졌지. 그 이후, 찰리도 수술을 받아들였고... 그는 고작 몇 개월 만에 IQ 185의 천재가 되었대.
하지만 비극은 거기서부터 시작되었던 거야. 지능이 높아지자 찰리는 인간관계의 모순이나 자신이 부모님에게 버려졌다는 사실, 그리고 그 외의 알고 싶지 않았던 것들을 차츰 인식할 수 있게 되었고 그건 곧... 찰리의 속에 쌓이기 시작했어.
감정이 지능을 따라갈 수 없었던 거지. (바람 빠지는 듯한 웃음이 입술 사이로 새어나온다.)

黄桜 早朝

(표정이 계속해서 바뀌어간다. 수술을 잘 받았을 때는 안심한 미소로, 비극이 시작되었을 때는 걱정하는 얼굴로. 네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묵묵히 듣는다.)

柊 深夜

결국 찰리는 차츰 고립되어 갔어. 세상은 그에게 있어서, 도무지 받아들일 수가 없는 것들 뿐이었으니까.
그러던 중, 찰리가 돌보고 있던 앨저넌이 갑자기 흉포해진 거야. 왜였을까?

黄桜 早朝

갑자기..? 글쎄.. 왜일까... 찰리 때문에 자신은 실험 받아야 했고, 그로 인해 불행해졌기 때문이려나. 앨저넌은 그냥 생쥐였으니 이런 걸 원하지 않았을 수도 있으니... 그래서 찰리의 탓을 하며 흉포해 진 거지. 어라, 아닌가. 아니면 그냥 부작용? (열심히 추리를 해보았지만 역시 모르겠다는 듯이 물음표를 띄운다.)

柊 深夜

하하, 열심히 생각했나 보네. (기특해, 핫쨩~ 작게 덧붙이는 말에 웃음기가 한가득 담긴다.) 정답은... 맞아, 허무하게도 이는 수술의 부작용이었던 것으로 밝혀졌어.
수술은 일시적으로 지능을 상승시키지만, 그건 몇 개월에 불과하고 이후에는 기존의 지능보다 퇴화하게 되어 있었던 거야.

黄桜 早朝

엥.. 맞았어? 설마 했는데. 그럼 찰리도 나중에는 결국 흉포해지는 거야..?

柊 深夜

그래, 찰리는 지능의 퇴화를 막기 위해서 노력했지만 결국 막을 수 없었어. 결국 그는 자신의 발로 장애인 수용 시설에 향하며 마지막으로 경과 보고 일지에 이렇게 적어두지.
'기회가 된다면 저희 집 뒷마당에 있는 앨저넌의 무덤에 꽃을 바쳐주세요.' ...라고.
(대충 설명을 끝냈는지 책을 덮는다. 소파에 등을 기대고 다소 건조한 시선이 책 표지를 훑다가 눈꺼풀 아래로 사라진다. 이후로는 긴 침묵. 이따금 네게 간신히 닿을 소리가 드문드문 이어질 뿐이다.)
앨리스 교수에게 악의는 없었을 거야. 교수는 완전한 선의로 사람을 망가트린 거고.

黄桜 早朝

안타까운 이야기네... (조금 훌쩍이며 너를 따라 소파에 등을 기댄다.) 누구를 탓할 수도 없고, 만약 그들에게 다음 생이란게 있다면 모두가 웃으면서 지낼 수 있으면 좋겠어. 난.. 해피엔딩이 좋으니까.

柊 深夜

그렇지, 말 그대로, 안타까운 이야기야. 상대방을 위해서 행한 일이 도리어 상대방을 괴롭게 만든다는 건. (천천히 숨을 내쉬며 움직인 손끝이 네 손가락에 툭, 닿는다. 이런 상황에도 장난을 치고 싶은 건지. 시선이 가려진 탓에 아마 진심을 알아채는 것은 쉽지 않을 테지만, 너라면 알지 않을까 싶어. 아무 말도 하지 않아도, 알아주지 않을까 싶어. 검지 손가락을 얽는다.)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되어 있다더라. 이 의미로 쓰이는 게 아니긴 해도.
그렇다면 분명 나도 선의로 사람을 망가트린 거야. (속삭임은 깊이 가라앉았다가 이내 흩어진다. 네게 닿았을지도 의문이다. 어쩌면 닿지 않기를 바랐을지도 모르겠다.)
앨저넌이 부럽다. 나도 그저 꽃이 받고 싶었을 뿐인데.

黄桜 早朝

상대방을 행한 일이... 오히려 상대방을 괴롭게 만든 것... (중얼거리며 입술을 꽉 물었다.) 응? 그게 무슨 소리야. 신야가 왜 사람을 망가트려? ...너는 언제나 구해주는 쪽이야. 그러니까 그런 말... 하지 마.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려서 신야에게는 잘 안 들렸을지도 모르겠다. 들어도 상관없지만.) 아, 그리고 꽃은 내가 주면 되는 거잖아? 이런 이야기를 드고 나서 준다고 하니까 이상하기는 한데, 아무튼! 내가 있잖아. 으음... 신야는 어떤 꽃을 좋아해?

柊 深夜

...글쎄. 핫쨩이 주는 꽃이라면 뭐든 받고 싶은걸. 단, 그 꽃에는 내 생각이 잔뜩 담겨 있어야 해. (또 다시 가벼운 웃음을 흘린다. 천천히 웃음이 잦아들면 조금 서늘하고 창백한 얼굴이 보인다.)
약속이야. 이번에는 잊으면 안 돼.
...네, 이야기는 여기서 마무리~ 히이라기 신야와 함께 하는 독서 시간은 즐거우셨나요? 저는 핫쨩의 다양한 표정을 볼 수 있어서 만족했는데요~ (언제 그랬냐는 듯이 높아지는 목소리는 여느 때의 것과 다름이 없다. 소파에서 몸을 일으켜 책 표지를 툭툭 털어내곤 책장 가까이 다가간다. 커다란 책장들 사이로 사라졌다가 곧 얼굴을 쏙 내민다.) 아직 시간 많으니까 핫쨩도 책을 읽어보면 어때. 여기, 흥미로운 소재의 책들이 많아.

黄桜 早朝

하하... 가끔가다 네 텐션을 따라가는 내가 참 대단하구나 싶어져. 내가 또 뭔가를 잊었구나. 미안, 이번에는 안 잊을게. 꼭 꽃을 선물할게. 뭐가 좋을까... 브루그만시아? (농담조로 가볍게 넘기며 피식 웃어 보인다.) 또또 그렇게 먼저 가버리는 거지! 알겠어. 이번에도 좀 둘러보고 따라가면 되는 거지? 이러니까 꼭 술래잡기 같네. (책을 훑어보며 책장 사이를 걷는다.)

 

장난스레 웃는 그를 두고 책장 사이를 살피고 있으면
<자료조사> 판정

黄桜 早朝

cc<=80 자료조사 (1D100<=8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67 ＞ 67 ＞ 보통 성공

 

책을 두 권 뽑아든다.
『마음속의 병에 대하여』, 『슈뢰딩거의 고양이상자 실험』

黄桜 早朝

(먼저 『마음속의 병에 대하여』를 펼쳐보았다.)

 

<지능> 판정

黄桜 早朝

cc<=80 지능 (1D100<=8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58 ＞ 58 ＞ 보통 성공

 

문장을 훑고 있으면, 누군가의 목소리가 귓가에 속삭인다.
평범하게 생활을 하고 있을 때도, 잠들어 있을 때도.
"그 애는 널 싫어해."
"넌 그 애한테 있어서 그냥 눈엣가시야."
"맞아, 틀림 없다니까."
"이대로 있으면 살해당할 거야."
"그 애는 언젠가 너를 죽게 만들 거라고."
"그럼 이건 어때?"
"먼저 그 애를 죽여버리자."
"그래, 그러면 돼."
"죽여."
"죽여, 죽여, 죽여."
증오에 가득 찬 환청이 귓가에 맴도는 어두운 생활.
정신은 닳고 닳아 무의식적으로 날붙이를 찾았던 날들.
그런 나날 사이에서 나는,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 누군가를,
진심으로 좋아했다.
<이성> 판정

黄桜 早朝

cc<=56 이성 (1D100<=56)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6 ＞ 6 ＞ 대단한 성공

 

이성 1D4 감소합니다.

黄桜 早朝

1D4 (1D4) ＞ 4

 

system

[ 黄桜 早朝 ] SAN : 56 → 52

 

또 이상한 환각을 본 건지.
휘청거리다 이내 몸을 바로 세웠다.

黄桜 早朝

혹시 기억이 돌아오는 건가? 근데 그런거면.. 아냐, 진정하자. 좋은 생각을 해야지. 그래야지... (책을 덮고 이번에는 『슈뢰딩거의 고양이상자 실험』을 펼쳤다. )

이런 내용은 역시 어려워... 내 전문 분야가 아니란 말이야. 물론 알아둬야 하는 쪽이긴 하지만. (책을 덮고 다른 건 더 없는지 둘러보았다.)

 

<관찰력> 판정

黄桜 早朝

cc<=85 관찰력 (1D100<=8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74 ＞ 74 ＞ 보통 성공

 

수많은 책들 사이에서 한 권의 책이 조금 이상하다.

黄桜 早朝

(그 수상해보이는 책을 꺼내들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이건 책의 모양을 본떠 만들어진 상자인 것 같다.
안에는 '솔체꽃' 이 들어있다.

黄桜 早朝

아, 맞다. 앞으로 가려면 또 다른 꽃이 필요하겠구나. 이제 슬슬 다음 칸으로 가볼까.(솔체꽃을 챙기고 아까와 같이 화병을 찾는다.)

 

근처에 있던 '안내판' 과 '꽃병' 을 찾아냈다.

黄桜 早朝

(자연스럽게 꽃병에 솔체꽃을 꽂고 안내판을 살펴본다.)

 

『3호차 : 솔체꽃』
『솔체꽃은 부활의 꽃. 꽃말은 【아침의 신부】』
전방의 문이 열렸다.

黄桜 早朝

벌써 3호... 얼마 안 남았네. (앞칸으로 간다.)

 

-
2호차에 들어섰다.
내부는 신기하게도 열차 한 칸이 하나의 병실처럼 되어 있다.
창문 바깥으로 비가 내리고 있어 꽤 어둡다.
구석에는 '작은 선반' 과 '옷장' 이 놓여 있고 '침대' 옆에는 소파까지 완비되어 있다.
...아, 신야가 소파에 앉아 침대를 조용히 응시하고 있다.
이쪽은 잠시 내버려 두는 게 좋을까.

黄桜 早朝

특급열차인가 싶었는데 아니었..네..? 신야는.. 저기 있구나. (작은 선반을 살펴보았다.)

 

선반 위에는 몇 가지 소도구와 책이 몇 권 꽃혀 있다.
언뜻 보기에도 예쁘게 정돈되어 있는 상태고...
<관찰력> 판정

黄桜 早朝

cc<=85 관찰력 (1D100<=8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74 ＞ 74 ＞ 보통 성공

 

신경 쓰이는 '책' 한 권과 꽃병에서 '금잔화' 한 송이가 눈에 들어온다.

黄桜 早朝

응? 이번엔 내가 안 꽂아도 되는 건가? (책을 펼쳐본다.)

 

『꽃말의 겉과 속』
책에는 포스트잇이 몇 개 붙어있다.

이를 읽고 시선을 들어올리면
바로 앞에 늘 그랬듯이 '안내판' 이 붙어있다.
그러나, 안내판에 적혀있던 글이 천천히 바뀌고 있다.
『2호차 : 금잔화』
『금잔화는 자애의 꽃. 꽃말은 【평온한 추억】』
『금잔화는 자애의 꽃. 꽃말은 【이별의 슬픔】』
그렇다면 지나온 모든 차량에 붙어있던 안내판도 이렇게 바뀌었을까?

黄桜 早朝

잠시만 기다려봐, 확인해볼게. (방금 전에 지나온 문으로 걸어가 3호자의 안내판을 본다.)

 

솔체꽃은 부활의 꽃. 꽃말은 『나는 모든 걸 잃었다』

黄桜 早朝

하... 나 좋은 것만 보면서 왔구나. 이러니까 마치 보고 싶은 것만 보는 사람이 된 것 같잖아. (한숨을 푹 쉬고 다시 2호차로 돌아간다. 신야는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일단 옷장부터 살펴볼까.

 

비치되어 있는 자그마한 옷장이다.
상복이 여러 벌 걸려있지만 수가 그렇게 많지 않다.
그러고 보니 나도 언제부터인지 상복을 입고 있었지.
문득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면, 주머니 속에 무언가가 들어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黄桜 早朝

(주머니에 뭐가 있어..? 덥석 집어 꺼내본다.)

 

이건... 칼집에 들어가 있는 과도다.
-
이어지는 것은 또 다시 환각.
치켜들고
다시 내리찍는다.
몇 번이고, 또 몇 번이고 반복하며 누군가의 몸을 새빨갛게 물들인다.
기분이 고양된다. 아마 제정신으로 하는 짓 같지는 않다.
누군가가 미친 듯이 웃고 있다.
무척이나 거슬린다.
지금 찌르고 있는 사람은 누구지?
지금 웃고 있는 사람은 누구지?
아, 나는 비로소 깨닫는다.
칼을 쥔 채 새빨갛게 물든 것은 나의 양손.
저주처럼 양손에 들러붙는 선명한 감촉.
그리고 피 웅덩이 속에서 쓰러져 있는,
그럴 수 없고, 절대 그래서는 안 되는,
피 웅덩이 속에서 새빨갛게 물든 채 쓰러져 꼼짝 않는 시체.
히이라기 신야.
그걸 만들어낸 건 나.
그 속에서 웃고 있는 것도 나.
키자쿠라 햐사, 내가 그를 죽였다.
<이성> 판정

黄桜 早朝

cc<=52 이성 (1D100<=52)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70 ＞ 70 ＞ 실패

 

너무나도 역한 환각은 정신을 쥐어뜯는 것 같다.
이성 1D10+2 감소합니다.

黄桜 早朝

1D10+2 (1D10+2) ＞ 3[3]+2 ＞ 5

 

system

[ 黄桜 早朝 ] SAN : 52 → 47

 

극심한 두통이 밀려온다.
간신히 환각에서 눈을 뜨면 신야는 또 다시 어디론가 사라졌는지 보이지 않는다.

黄桜 早朝

역시 그런 거면... 나는 신야를 만날 자격 같은 거 없는 거잖아... 나는 대체 왜 그런 거야? 이제 뭘 어떻게 하면 돼..? (아까 신야가 응시하고 있던 침대가 생각나 스윽 쳐다본다)

 

병원에서 볼 수 있을 법한 희고 심플한 침대는 이름표가 붙어있지 않아 주인을 알 수 없으나 어딘가 쓸쓸해 보인다.
<관찰력> 판정

黄桜 早朝

cc<=85 관찰력 (1D100<=85)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82 ＞ 82 ＞ 보통 성공

 

이불 밑에서 흰 표지의 '일기장'을 발견했다.
역시 이름은 쓰여 있지 않다.

黄桜 早朝

혹시 이 침대는 내가 사용하던 침대였던 게 아닐까... (일기장을 주워 내용을 확인해본다.)

 

-
[1 페이지]
오늘은 하얗지 않은 사람이 왔다.
네가 나쁜 거야. 그런 사람 본 적이 없었는데.
어디론가 사라졌으면 좋겠다.

[2 페이지]
하얗지 않은 사람이 또 왔다.
꺼지라고 했는데 계속 웃고 있었다.
기분 나쁘고 무서워. 대체 뭐가 하고 싶은 거지?

[3 페이지]
하얀 사람은 무서워.
하얗지 않은 사람도 무서워.
전부 사라져버리면 좋겠다.
더는 오지 마. 무서워.

[4 페이지]
하얗지 않은 사람이 자꾸 이야기를 걸어온다.
뭐가 목적이기에 이렇게 상냥하게 대해주는 걸까?
하얀 사람들이랑은 다른 걸까? 무섭지 않은 걸까?
아직 잘 모르겠다.

[5 페이지]
(글씨가 조금 반듯해졌다.)
하얗지 않은 사람의 이름은 히이라기 신야라고 했다.
내가 소중하다고 말하던데 늘 장난만 치고 웃고 있어서 진심인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하얀 사람들보다는 훨씬 재미있다.
내일도 만날 수 있을까?

[6 페이지]
그 사람이 오늘도 선물을 가득 사들고 왔다.
인형 같은 걸 가지고 놀 나이가 아닌데, 날 바보취급 하고 있는 거야.
조금씩 공부를 해보는 건 어떻겠냐고 물었다. 어려운 건 싫은데...
글씨를 잘 쓸 수 있을 때까지 일기는 잠시 적지 말아야지.

[7 페이지]
(글씨가 꽤 반듯해졌다.)
일기를 안 적은 지 얼마나 됐더라?
신야는 내가 이래도 계속 웃는 얼굴로 날 대해주고 있다.
기억을 잃어버린 날, 짐덩이처럼 여기지 않아.
최근에는 이렇게 글씨를 깔끔하게 쓸 수 있게 됐다.
유아퇴행이 나아지고 있는 모양이다.
여전히 의사 선생님의 말은 어렵지만, 신야가 같이 있어준다면 상관없다.

[8 페이지]
신야가 책을 줬다. 좀 길고 어려운 책이다.
천천히 읽어도 괜찮다고 했지만 빨리 읽어서 놀라게 만들고 싶다.
오늘은 먹을 걸 들고 와줬다. 사과는 꽤 맛있었다.
신야가 되게 능숙하게 사과의 껍질을 벗겼다.
나도 한 번 해봤지만 껍질이 끊어져서 깔끔하게 되지는 않았다.
연습해 보려고 했지만, 신야가 과도를 가져가버렸다.

[9 페이지]
밤중에 이상한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신야가 싫지 않냐고, 죽여 버리고 싶지는 않냐고 물어온다.
그럴 리 없잖아. 난 신야가 좋아. 걔도 나보고 정말 좋아한다고 말해줬어.
그런데... 그럼 나는 왜 이런 곳에 있는 거지? 여긴 뭐하는 병원이지?
신야는 알려주지 않았다. 나는 상처도 없고, 병이 있는 것도 아닌데.
여긴, ... 정말 병원일까?

[10 페이지]
신야가 이상하다. 바깥에 나가고 싶다고 했더니 묘한 표정으로 웃었다.
아직은 안 돼, 라고 말하던데. 그럼 언제 나갈 수 있는 거야?
나는 왜 이런 흰 방에 계속 있어야 하는 건데?

[11 페이지]
밤중에 계속 목소리가 들린다.
신야가 나를 가뒀어. 나를 싫어하니까 그런 거야.
거짓말이라고 믿고 싶다. 그런데 아무도 답을 알려주지 않는다.
아무나 좀 말해줘, 나는 대체 왜 여기 갇혀있는 거야?

[12 페이지]
머리를 조금 식히고 싶다.

[13 페이지]
그럴 리 없다니까. 왜냐하면, (마구잡이로 칠해져 있다.)

[14 페이지]
오늘도 나는 흰 방에 있다. 아직 나가면 안 된다고 하더라.
왜 안 되냐고 물어봤더니 병이 있어서 그렇다고 했다.
거짓말. 나는 이미 병이 다 나았는데.
모두 거짓말을 하고 있는 거야. 그런데 대체 왜?

[15 페이지]
밤에 들려오는 목소리가 거슬린다.

[16 페이지]
밤에 들려오는 목소리가 거슬린다.

[17 페이지]
밤에 들려오는 목소리가 거슬린다.

[18 페이지]
시끄러워, 시끄러워, 시끄러워, 시끄러워, (한 페이지에 빼곡하게 적혀있다.)

[19 페이지]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20 페이지]
드디어 이해했다. 난 속아 넘어갔던 거야.
밤중의 목소리가 옳았다. 계속 날 도와주고 있었던 거야.
여기는 병원이 아니라 감금 시설이고, 그 사람이 날 가두고 있었던 거라고.
이대로라면 나는 살해당하는 걸까? 싫어. 그런 건 싫다.

[21 페이지]
시설에서 나가는 사람들에게는 법칙성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 녀석들을 흉내 내면 되는 거야.
그러면 사람들이 방심해서, 도망칠 수 있을지도 몰라.
도망친 다음에, 어떻게 하면 되지?

[22 페이지]
밤중에 들리는 목소리가 나한테 여러 가지를 가르쳐줬다.
흉내 내는 방법, 평범한 사람들의 행동, 세상의 해답.
그 사람이 말했던 건 전부 거짓말이었어. 너무해.
용서 못해, 절대. 절대로 용서 못해.

[23 페이지]
밤중에 들리는 목소리가 오늘은 들리지 않았다.
그 사람이 와서 그렇다. 왜 내 편까지 빼앗아가는 거야?
역시 그 사람은 내 적이었던 거다. 날 경멸하는 거라고.
거짓말쟁이, 거짓말쟁이, 거짓말쟁이.

[24 페이지]
그 사람이 살아있는 한, 나는 계속 감시당하는 거야?
흰 방에 갇혀서, 온몸을 조사당하는 거야?
그럼 그 사람이 죽으면... 나는 해방되는 걸까?

[25 페이지]
밤중에 목소리가 말해줬는데, 인간은 쉽게 죽지 않는다고 한다.
뼈 같은 게 방해하니까 많이, 많이 찔러야 해.
무기는 과도로 괜찮겠지? 작고 다루기 쉬우니까.
그 사람이 무슨 무기를 가지고 있는지 모르니까, 최대한 방심시켜야 한다.

[26 페이지]
경과 관찰을 위해 일기를 쓰게 됐다.
이건 날 시험하고 있는 거라고, 밤중의 목소리가 말했다.
자, 계획을 시작해야겠다.
이 일기는 당분간 숨겨야 하니까, 잘 있어.

[27 페이지]
뻔한 거짓말만 쓰면 됐으니까 편했다. 곧 퇴원할 수 있다.
그 사람을 죽이는 연습은 많이 해뒀다. 베개가 딱 좋았다.
몇 번이고 찌르면 반드시 죽을 거라고, 밤중의 목소리가 말했다.
꼭 죽여야 해. 나는 내 인생을 살고 싶으니까.

[28 페이지]
그 사람이 찾아왔다.
퇴원을 축하한다고? 또 거짓말이다.
사실은 감시하러 온 거지? 빤히 들여다보여서 정말 싫다.
그래도 참았다. 나 잘한 거 맞지?

[29 페이지]
밤중의 목소리 하나만이 내 편이다. 날 지켜주겠다고 약속했다.
난 아무것도 잘못하지 않았어.
이 세상에서 내 편은 밤중의 목소리 뿐이다.
그 사람을 죽여 봤자 같은 편이 잔뜩 있을지도 몰라.
그래도 상관없다. 그때 또 죽이면 되니까.

[30 페이지]
드디어 내일이 퇴원하는 날, 그리고 끝내는 날이다.
그 사람에게는 몰래 할 이야기가 있으니까 나와 달라고 했다. 죽이는 것만 남았다.
밤중의 목소리는 이제 들리지 않지만, 분명 내 편일 테니까 괜찮다.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나는 괜찮아.

<지능> 판정

黄桜 早朝

cc<=80 지능 (1D100<=80)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76 ＞ 76 ＞ 보통 성공

 

이건 변명할 여지 없이 명백한, 나의 일기다.
<이성> 판정

黄桜 早朝

cc<=47 이성 (1D100<=47) 보너스, 패널티 주사위[0] ＞ 45 ＞ 45 ＞ 보통 성공

 

이성 1D4 감소합니다.

黄桜 早朝

1D4 (1D4) ＞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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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黄桜 早朝 ] SAN : 47 → 44

 

안내판 아래에서 익숙한 '꽃병' 을 발견한다.
아마 이곳에 꽃을 꽂으면 앞으로 넘어가는 문이 열리겠지.
하지만, 정말 그래도 될까?
그를 만나도 괜찮은 걸까?
고민을 하고 있으면, 그가 앉아있던 자리에 '편지지' 가 놓여있음을 발견했다.

黄桜 早朝

(그 어느 때보다 조용하게 그리고 조심스럽게 편지지를 집는다. 그리고 천천히 읽어본다.)

넌 정말 잔인할 정도로 상냥해... (이번에도 뒷면에 뭔가를 적어뒀을까? 편지지를 뒤집어본다.)

(금잔화를 뽑고 안내판 아래의 꽃병에 다시 꽂는다. 이러면 다음 칸으로 갈 수 있는거지..?)

 

앞으로 나아가는 길이 열렸다.

黄桜 早朝

내가 너를 다시 만나도 되는 걸까... (다음 칸으로 향한다.)

 

그에게 묻지 않는 이상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
-
1호차에 들어서자, 들어왔던 문이 저절로 닫혀버린다.
창문 밖으로 굵은 빗방울이 쏟아지고
언제 밤이 되었는지. 온통 어두컴컴하다.
열차 안으로 시선을 좁히자 바닥에는 꽃이 잔뜩 흩어져 있고
한가운데에 관이 놓여 있다.
관 속에는 창백한 얼굴의 신야가 누워있다.
그리고 그 옆에는, 마찬가지로 창백한 얼굴의 신야가 서 있다.

柊 深夜

나는 여기서 줄곧 너를 기다리고 있었어.
(관 속에 누워있는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천천히 몸을 일으켜 네게 시선을 돌린다. 이제서야, 와줬구나. 그렇게 말하는 것처럼. 오늘이야말로, 내 오랜 기다림의 끝을 볼 수 있을 것 같아. 푸른 눈동자가 유한 선을 그리며 휘어진다. 그래, 너 또한 짐작하고 있을 테지만 여기가 바로.) ...기나긴 시간의 끝, 종착점. 그리고 네게 있어서는 목표점이 되겠지.

黄桜 早朝

어째서..? 내가 밉지 않은 거야? 원망스럽지 않아? (관 속의 신야를 쳐다보고 다시 그 옆에 말하고 있는 너를 바라본다.) 너는 그럴 자격이 있는데. 나를 욕하고 저주해도 되는 사람이잖아.

柊 深夜

그래, 원망스럽지 않다고 말한다면 그건 아마... 거짓말이겠지. 분명 나는 핫쨩을, 널 원망했을 거야. 그 이후에는 왜 그랬을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널 이해해 보려고도 했어. 답은 나오지 않았지만. 너에 대해서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나 봐. (흐린 웃음은 곧장 바스라질 것만 같다.) 그런데, 그게 다 무슨 소용일까. 돌이킬 수 없는 일이라는 걸 알잖아. (서늘해진 체온은 두번 다시 돌아올 수 없다. 원망은 자신을 좀먹을 뿐, 하등 도움이 되지 않음을 알고 있다.)
게다가 우리에겐, 아직 남은 일이 있어. 자, 이쪽으로 와. (네게 손을 뻗는다. 내민 손끝이 미약하게 떨리는 것 같다. 시선은 곧게 네게 박혀 움직이지 않는다.)

黄桜 早朝

왜... 왜 그걸 또 이해하려고 하는데, 바보야. 너는 날 위해 찾아와준 건데, 곁에 있어 준건데, 내가 믿지 못한 거잖아. 난 내 생각만 하는 이기적인 사람이라고. (미안해서 그리고 네가 날 미워해 주면 좋겠는데 그러지 않을 상냥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서 눈물이 쏟아진다.) 미안해... 미안해... 이제와서 너무 늦었지만 그래도 미안해. 용서 같은 거 하지 않아도 괜찮아. 아니 하지 마. 정말 미안해... (여기서 널 거부하는 건 옳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어. 그래서 떨리는 손을 잡는다.) 내가 신야를 위해서 뭘 할 수 있을까. 아직 할 수 있는 게 남아 있는 거야..?

柊 深夜

...그거 알고 있어? 내 모든 감정은 너로부터 비롯되었다는 것을. (네가 있어서, 나는 비로소 완성된 거야. 내가 상냥하다면 그건 너로부터 상냥함을 배웠기 때문이야. 맞잡은 손으로 전해지는 네 체온은 조금 뜨겁다. 정확히는 내가 차가워진 것이라고 표현하는 게 맞을 테지만. 제가 품고 있는 온기는 이제 더이상 살아있는 인간의 것이라 할 수 없을 것이다. 이곳에서 비정상은 나 하나. 너는 가장 보통의 온기를 지니고 있을 터. 그럼에도 나는 항상, 네가 참 따뜻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나의 아침은 늘 그렇게 찾아온다. 당연하게, 동시에 소중하다. 마땅히 내 곁에는 네가 있어야 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너를 소홀히 대한 적 없어. 이 무너진 세계에서 단 하루를 살기 위해 필사적이었던 것처럼. 나는 늘 기다렸어. 이곳에서, 오늘도 다정한 태양이 뜨기만을 기다렸어. 손을 부드럽게 끌어당기면 우리는 이윽고 완전히 같은 자리에. 이제서야 서로를 진정 마주할 수 있게 된다. 눈물로 가려진 붉은 눈가를 감싸고 물기를 닦아낸다. 울지 마. 내 기억 속에서, 너는 늘 내 앞에서 강한 척 굴다가도 이렇게 울곤 했었던 것 같다. 그럴 때면 이유 모를 네 서글픔에 당황하다가도 있는 힘껏 끌어안고 괜찮을 거라고. 반드시 그렇게 만들겠다고. 맹세와 다짐을 반복하던 날을, 기억한다.) 히이라기 신야를 죽인 건 키자쿠라 햐사. 그건 변명의 여지 없는 사실이야. 하지만, 이 안에서의 나는 살아있어. 그리고 죽어있는 나 역시 그곳에 있어. 그러니까... 우리에게 남은 건, 작은 선택이야.
키자쿠라 햐사. 네가 선택해주면 좋겠어.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현실을 받아들일 것인지,
인정하지 않고, '너에게 있어서의 나' 와 이 열차 안에서 영원히 살아갈 것인지.
네 선택을 존중할게. 나는 네가 어느 쪽을 골라도 계속, 계속. 네 편일 거야.

黄桜 早朝

내 모든 것은 너였어. 너는 내 전부란 말이야. 아하하, 정말 바보 같아. 스스로 이런 선택을 했다는 것을 믿을 수 없어. (끝까지 내 편이라고 말해주는 너를 정말 잔인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근데 그런 사람인 걸 알기에 좋아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아. 어찌 보면 나도 너로부터 상냥함을 다정함을 세상을 배운 거나 다름없으니까. 그리고 알고보면 가장 잔인한 사람은 나겠지. 너를 알아봐 주지 못한 자신이 너무나도 밉고 원망스러워서 쳐다볼 수가 없어. 신야는 나를 이렇게나 잘 알고 있고 항상 보고 있어 줬는데 그동안 나는 대체 뭘 한걸까.) 그렇지. 내가 널... 그래. 그 사실은 변하지 않고 변할 수도 없어. 있잖아, 신야. 솔직하게 말하면 인정하고 싶지 않아. 너와 영원히 함께하고 싶어. 그게 내 본심이야. 당연하잖아? 너는 내 전부니까. 네가 내 세계니까. 뭐, 살아있는 이상 언젠가 이별은 하겠지. 물론 이런 형태가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지만 말이야. 선택을 하기 전에 너에게 주고 싶은 게 있는데...

(두리번거리면서 꽃을 찾아본다... 앞에 보이는 예쁘게 핀 꽃 두 송이를 들고 한 송이는 누워있는 신야에게, 다른 한 송이는 내 앞의 신야에게 쥐여주었다.) 아까 약속했잖아. 그래서 꼭 지키고 싶었어. 그때 신야... 엄청 슬퍼 보였고... 참고로 이거 제대로 마음이 담긴 꽃이니까..! 물론 모든 일의 시작은 나 때문이지만?! 응, 내가 나쁜 사람이야. 내가 죄인입니다.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어. 그러니 나는 내 죄를 인정하고 현실을 받아들일게. 너의 모든 감정이 나로부터 비롯되었다면... 마지막까지 올바른 모습으로 있고 싶어. 죄를 인정하고 그 벌을 받고. 네가 날 아껴주었다는 사실이 부끄럽지 않도록 말이야. 역시 모순적인가..?

그러고 보니 이곳에 오기 전에 있던 방. 거기 책에 붙어있던 포스트잇에 이렇게 적혀 있었어. "물망초는 우정의 꽃. 꽃말은 『진실한 사랑, 나를 잊지 말아요.』"라고 말이야. (이것이 너와의 마지막임을 인지한 것일까. 평소에는 그렇게 당황했으면서, 제대로 말도 못 했으면서, 지금은 하고 싶은 말들이 쏟아져나왔다.) 신야를 절대 잊지 않을게. 미안하고.. 정말 고마워.. 언제나 내 편으로 있어 줘서. 그렇기에 아마 지금도 스스로 선택을 할 수 있는 지금의 내가 있는 거라고 생각해. 아아, 나는 매번 너에게 구원받고 있구나.

柊 深夜

(어디서 봤더라. 잠시 기억의 흔적을 더듬는다. 이 세상은 이야기로 가득하고 모든 삶은 필생의 역작이라고 했다. 너와 나의 삶도 그럴까. 내 이야기는 무겁고 칙칙하기만 해. 누구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을 정도로 지독하게 외롭고 어둡기만 해. 스스로도 감히 펼쳐볼 엄두조차 나지 않을 정도로. 내 삶은 그랬어. 네가 없던 나는 그랬어.) ...너는 내 욕심이야. (어느 날, 갑자기 침범한 이레귤러는 내 문장을 온통 흐트려놓는다. 단어 사이로 흔적을 남기고 재배열해서 기어코 새로운 문장을 만들어. 너는 그랬어. 네가 나를 이렇게 바꿔놨어. 미소는 마치 꽃을 틔우는 것과 같다. 온화함이 번져나간다. 신뢰로 다져진 기반에 변함 없을 애정을 피워낸다.) 그런데 쉽게 놓을 수 있을 리가 없잖아. (그럼에도 이렇게 너를 보내주는 것은. 네가 여기까지 와줬기 때문이야.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왔기 때문이야.) 태어나려는 자는, 자신을 둘러싼 하나의 세계를 깨트려야 하지. 그래야만, 진짜 세계를, 진짜 삶을 살 수 있을 테니까. 때문에 이별은 필수불가결이야. 다만 그것이, 네가 마주할 새로운 세계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겠지. (있잖아, 사실은 나도 너랑 헤어지기 싫어.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옆에 있어달라고. 장난처럼 말을 건네면 받아주지 않을까 싶었어. 닿지 못한 말은 그렇게 삼켜낸다. 나는 네가, 살아있기를 바라. 그리고 행복하기를 바라. 네가 있어서 내가 그랬던 것처럼. 네가 함께 해줘서 따뜻했던 밤처럼. 네가 건네는 꽃 한 송이를 받아들고 눈을 깜박이다가 푸스스 흐트러진 웃음을 흘린다.) 하... 정말이지, 귀엽다니까. (어쩐지 답지 않게 열이 오르는 것만 같다. 이미 죽었는데... 이런 농담도 던져본다. 마지막이니까 괜찮잖아.) 핫쨩의 마음, 잘 받았어. 날 이렇게나 생각해주고 있다는 것도 잘 알았어. 너무 자책하지 마. 핫쨩은 마지막까지 내게 좋은 사람이었고 앞으로도 그렇 거야. (꽃을 기울여 네 입술 위로 갖다 대면서 휘어 웃고는 꽃을 끌어와 이번에는 제 입술에 톡, 가져다 댄다.) 나도 마찬가지야.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준 것 같네. 우리, 제법 잘 어울리는 것 같지 않아? ...뭐, 소원하던 대로 꽃도 받았으니. 여기까지 해둘까.
고마워. 이 선택을 해줘서.
그럼, 잘 있어.
이번에는... 그쪽에서 기다리고 있을게. 또 만나면 언제나처럼 인사해줘. 그리고...

 

그의 목소리가 점점 흐려지며 눈부신 빛이 시야를 가득 메우고
나는,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
-
눈을 뜨자,
나는 과도를 손에 쥔 채 신야의 앞에 서 있었다.
지금 막 칼을 휘두르려던 찰나였는지.
그는 굳은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柊 深夜

...

 

하지만 나는 칼을 휘두르지 않는다.
그에게 그런 짓을 할 수 있을 리가 없으니까.
손에서 칼이 떨어진다.

柊 深夜

핫쨩.
이제 내가 보여?

黄桜 早朝

응. 보여. 잘 보여, 신야. 미안해... 미안해... 알아주지 못해서...

柊 深夜

괜찮아. 나는 그냥... 응. 됐어. (가만히 네 얼굴을 바라보다가 이내 흐린 웃음과 함께 양팔을 벌린다.) 어서와.

黄桜 早朝

... (와락 너의 품에 안기고 강하게 끌어 안았다.) 다녀왔어. 다녀왔습니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 그저 고마워, 신야. 진심이야.

柊 深夜

하하, 이것도 해피엔딩. 맞지?

黄桜 早朝

응.. 최고의 해피엔딩이야. 정말 다 끝이라고 생각했는데... 너를 알고, 너를 만나서 다행이야. (몰래 눈물을 닦고 웃어 보인다. 나는 이제 괜찮다는 듯이.)

柊 深夜

(엄지 손가락으로 아직 젖은 눈가를 문질러 주고는 따라 웃는다.) 그런데, 해피엔딩의 필수조건 하나 빠진 것 같지 않아~?

黄桜 早朝

으읏, 다 닦은 줄 알았는데. 필수조건..? 여기서 필요한게 뭐가 더 있어?

柊 深夜

그거야 뻔하지, 뭐.
멋진 풍경을 배경으로 입 맞추기.

黄桜 早朝

.......?
응? 뭐? 아니 그런걸 어떻게 해??!?

柊 深夜

안 해주는 거야? 아아, 우리의 완벽한 해피엔딩이~

黄桜 早朝

진짜로... 해...? 진짜로...? 진심...이야..? 평소 같은 농담조가 아니라?

柊 深夜

이러면 분위기에 휩쓸려서라도 넘어오지 않을까 싶었는데 쉽지 않네, 핫쨩은~ (은근슬쩍 한 걸음 내딛어 거리를 줄이고는 고개를 숙인다. 곧장 입술에 내릴 것처럼 굴던 태도와는 달리 입술에 가까운 뺨에 가볍게 닿았다가 멀어진다.)
이러면 세이프지?

黄桜 早朝

어.. 어... 어? 세이프? 그런거야? 아니 잠시만, 어? (머리가 빙빙돈다. 으아악 사실 신야를 안은 것도 벅찼단 말이야..!?) 이거 정말 꿈이 아니구나... 잠깐, 심호흡 좀 하고... 후-하- . 신야, 다시 고개 좀 숙여봐.

柊 深夜

(때릴 생각은 아니지? 장난스레 덧붙이며 시선을 맞춰 고개를 숙인다.)

黄桜 早朝

내가 그런 사람으로 보여?! 는 그럴 수도 있겠구나... 아무튼 아니거든! (망설이다가 입술 박치기 마냥 네 볼에 입을 맞추었다.) ...네가 원하는 것 같아서 해주는 거니까. 이상한 생각하지 마라!?

柊 深夜

...아, 정말... 핫쨩은 귀엽다니까... (아프잖게 이마를 콩 부딪치고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웃음을 흘린다.)

 

이야기는 이걸로 끝.
그가 살아있는 것은 관찰자가 끌어당긴 운명 같다.
고양이 상자 속의 선택.
혹은, 마술이 빚어낸 우연.
해석은 다양하지만 어찌되었건...
지금은 평온한 일상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음... 평온하지 않을 수도 있고.
괜찮을 거야, 우린.
설령 그게 영원한 꿈이라고 할지라도, 이겨낼 수 있으니까.
시나리오 클리어.
END 1. 악몽에서부터 눈을 뜨다.
전원 생환합니다.
시나리오 보상으로 1D20+5 의 이성을 회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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黄桜 早朝

1D20+5 (1D20+5) ＞ 9[9]+5 ＞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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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黄桜 早朝 ] SAN : 44 → 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