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이라기 신야에게 할 말이 있어 그의 집무실로 향하는 햐사는 매번 그의 앞에서 말을 제대로 못 전한 탓에 가는 도중에도 할 말을 제대로 머릿속으로 정리하며 걷고 있는 것 같다. 그렇게 다른 생각을 하지 않고 걷다보니 금방 신야의 집무실 앞에 도착했지만, 어떻게 첫 마디를 건내야할지 몰라서 문을 두드리기 직전까지 올라간 손이 멈추고는 그 자리에서 첫 마디를 뭐라고 할지 중얼거리는 중이다. 여러가지의 인삿말이나 안부를 묻는 말들이 그녀의 입에서 툭툭 튀어나왔지만, 여전히 마음에 드는 문구는 나오지 않은 모양이다. 몇 번이고 몇 번이고, 햐사의 입에서 여러가지 단어들로 이뤄진 문장들이 나오고 있을 때, 그에게 건낼 첫 마디에 집중하느라 문의 반대 편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생각을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그 문 너머에서는 외출을 하려던 신야가 문 앞에서 가만히, 살짝 미소를 지으며 서있었다. 첫 마디를 어떻게 시작할지 열심히 고민하는 모습이 귀엽다고 해야하나. 얼마나 신중히 고민하나, 끝날 때까지 기다려볼까 싶어서 벽에 기대어 선 채 햐사의 목소리에 집중하였다. 작게 중얼거림에도 그에게는 햐사의 목소리만 들리는지 모든 말에 귀기울여 듣고 있었다.
'좋아, 이걸로 하자!' 드디어 마음에 드는 말이 생각났는지, 정해지자마자 바로 앞에 있는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기대했던 것과 달리 안에서 답이 들리지않아 어디 나갔나싶어 실망할 뻔하던 참에, 문이 열리며 그 안에서 신야가 나왔다. 그는 문쪽으로 살짝 기대며 즐거운 듯 햐사를 바라보며,
"드디어 정한거야? 기다리느라 지치는 줄 알았다니까~."
그의 말을 듣고 잠시동안 시간이라도 멈춘 듯, 사고가 정지되었었는지 아무 말 않고 있다가 몇 초 후에야 그의 말의 의미를 이해한 햐사는 준비한 멘트를 사용해보지도 못하고 잘 정리되어 있는 말들이 아닌 평소대로, 원래의 햐사로 돌아와 신야에게 전달할 말들을 빠르게 전한 다음 급히 그곳에서 빠져나왔다.
'그 말은 못 들었겠지...?'
사실 햐사는 '그 말'을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았다. 하지만 너무 당황한 탓에 그 말도 무의식적으로 말해서 그가 듣지는 않았는지 걱정을 하고 있다. 햐사가 하지도 않은 말로 안절부절 못하고 있을 때, 그 당사자는 그런 햐사가 귀여웠는지 입가에 미소를 띄우며 그녀가 나간 쪽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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